국가공인 경제·경영시험 매경TEST에 처음 응시해 800점 이상 점수를 따낸 경제 `고수` 비율이 크게 늘었다. 올 하반기 금융권이 채용 규모를 크게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최근 부활한 은행고시(은행별 입사 필기시험)를 대비해 매경테스트(매테)에 새롭게 응시한 엘리트 취업준비생과 대학생이 늘어난 까닭으로 풀이된다.
매일경제가 지난달 21일 치른 제51회 매테 성적을 분석한 결과 800점 이상 획득한 고득점자 중 무려 83.1%가 첫 응시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 치른 49회(63.2%) 시험과 비교하면 20%포인트가량, 5월 치른 50회(81.5%) 시험보다는 2%포인트가량 늘어난 수치다.
첫 도전에서 고득점을 올린 응시자가 늘었다고 해서 결코 시험이 쉬워진 것은 아니다. 이번 시험 평균 점수는 551.2점(1000점 만점)으로 지난 회차 대비 19.6점이나 하락했다. 800점 이상 고득점자 비율 역시 5.2%로 지난 회차에 비해 0.3%포인트 감소했다.
이처럼 시험 난도가 올라갔음에도 첫 도전에서 좋은 성과를 올린 사례가 늘어난 것은 하반기 열리는 채용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엘리트 취준생·대학생이 새롭게 매테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성적 상위 20명 가운데 첫 응시자 16명이 대학교 고학년이거나 졸업 후 취업을 준비 중인 취준생이다.
930점으로 대상을 차지한 한양대 경영학과 4학년 임유빈 씨(23) 역시 이번에 처음으로 매테에 도전했다. 임씨는 "올 하반기부터 은행·카드사 등 금융권 공채에 지원할 계획"이라며 "필기시험을 준비하면서 그간 공부했던 것을 정리하고 내 실력도 점검해 보기 위해 매테에 응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대기업·공공기관·금융권 등에서 총 5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채용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금융권은 일명 `은행고시`로 불리는 외부 기관이 출제하는 필기시험이 부활하는 추세다.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엘리트 취준생들이 매테가 금융권 취업을 준비하는 데 가장 적합한 시험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번 시험 영역별 평균 점수는 경제 277.2점, 경영 273.9점(각 500점 만점)이었다. 지난 회차에 비해 경제 영역 점수는 5.2점 오른 반면 경영 영역 점수는 24.9점 낮아졌다.
[정지성 기자 / 이종건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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