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고졸성공 취업대박람회 ◆
20일 열린 `2018 고졸성공 취업대박람회`에 참석한 고교생 취업준비생이 KEB하나은행 부스에서 모의면접을 보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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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KEB항공에 탑승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시는 곳까지 편안히 모시겠습니다."
20일 2018 고졸성공 취업 대박람회에서 진행된 `은행 4사 현장 모의면접`에서는 위와 같은 학생들의 톡톡 튀는 자기소개가 이어져 면접관들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이날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이 실시한 모의면접에는 지원자 총 160명이 몰려 그간 갈고닦은 면접 실력을 뽐냈다.
전라북도 익산, 충청남도 천안 등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학생들은 전교 회장, 동아리 회장 등 학교에서 있었던 경험을 내세우는가 하면, 빼어난 영어 실력으로 영어 자기소개를 준비해온 경우도 있었다.
특히 23종의 자격증을 들고 KEB하나은행 면접장에 등장한 학생이 주목을 받았다. 송혜민 학생은 펀드투자권유대행인 자격증, 회계정보처리(FAT) 1급 자격증, 전산체계 1급 자격증 등으로 자기소개서란을 가득 채워 면접에 임했다. 면접을 담당한 손두현 KEB하나은행 차장은 "자격증을 기재한 웬만한 지원자들보다 세 배는 많은 자격증을 준비한 것 같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면접관들 반응 역시 좋았다. 이기상 우리은행 차장은 "모의면접으로 진행하긴 했지만 실제로 지원했을 때도 높은 성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원자들이 눈에 띄었다"며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이어서 금융 관련 자격증이나 지식이 부족할 순 있어도 자세나 태도 면에선 더 이상 조언할 필요도 없는 지원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주현석 KB국민은행 대리 역시 "실제 면접에서는 자기소개를 지나치게 외워 온 사람이 많아 면접이 정형화돼 있는데 이번 면접에서는 진솔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평가했다. 학생들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도 이어졌다. 손 차장은 "은행권은 세일즈나 영업이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신뢰를 주고 정직한 이미지를 가진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조용할지라도 차분한 태도로 임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을 건넸다. 그는 "인사담당자로 하여금 자기소개서만 보고도 면접 때 보고 싶은 사람으로 느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기소개서의 충실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 차장은 "지원자들이 암기에 집중하다 보면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며 "장황하게 얘기하기보다는 큰 목소리로 자신감을 보이고 불필요한 모션은 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날카로운 질문이 나올 때는 학생들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NH농협은행 면접에 참여한 한 지원자에게 "미국 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지원자의 얼굴이 굳어졌다. 이 질문을 한 인사담당자는 "매우 훌륭하게 준비해온 모습이 놀라워 금융지식 이해도를 묻고자 했다"며 "실제 면접에서는 전문지식보다는 자세나 태도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기획취재팀 = 김효혜(팀장) 기자 / 이용건 기자 / 조성호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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