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고졸성공 취업대박람회 ◆
20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18 고졸성공 취업대박람회`에 많은 고졸 취업준비생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박람회에는 고졸(예정) 취준생 2만5000여 명과 140여 개 기업·기관 인사담당자들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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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매일경제신문·MBN 주최로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2018 고졸성공 취업대박람회`에는 고졸(예정) 취준생 2만5000여 명이 찾았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날 박람회 현장에서는 채용 상담에 응시한 학생들이 5000명에 달했으며 실제 채용 면접을 본 인원도 1200명을 넘어 고졸 취업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확인됐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는 신한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금융권은 물론 현대차 포스코 LG화학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롯데하이마트 인사혁신처 국방부 등 140개 기업·공공기관·단체들이 대거 참가했다.
비가 내린 20일 이른 아침 각양각색의 교복을 입은 10대 청소년들이 서울 강남구 세텍으로 몰려들었다. 140여 개 기업과 기관 인사담당자들이 지원자들을 만나는 이날 박람회에는 들뜬 표정의 학생들이 행사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로비에 모여 취업 부스가 열리길 기다렸다.
안은정 양(19·성암국제무역고)은 "평소에도 무역 회계직에 관심이 있어 무역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실제 관세법인 취업에 어떤 것들이 도움이 되는지 알고 싶어 박람회에 왔다"고 말했다.
손현덕 매일경제신문 대표이사(전무)는 개회사에서 "이번 박람회는 우리 사회를 학벌이나 `스펙`이 아닌 능력 중심으로 바꿔나가는 데 일조할 것"이라며 "실패와 좌절이라는 단어는 여러분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용기를 잃지 말고 도전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 FTA 채용관 `북적`
`FTA(자유무역협정) 채용관`은 이날 박람회에서 고등학생들의 발길을 끌어모은 대표적인 곳이다. 관세청 주관으로 22개의 관련 기업과 산하기관 부스가 마련된 이곳에선 채용 담당자들과 학생들 간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갔다. 무역·관세·회계 등 언뜻 듣기에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을 찾은 수백 명의 고등학생들은 모두 관련 기업의 업무 내용과 특성을 잘 알고 있었다.
FTA 협정 국가 간 교역물품 특혜관세 적용을 위해 원산지 증명을 하는 국제원산지정보원 관계자는 "학생들에겐 분명 생소한 기관명일 텐데 어떤 일을 하느냐는 기초적인 질문을 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며 "대부분 FTA와 관련된 기본적인 개념을 이미 이해한 상태에서 원산지 관리사·실무사 자격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을 해와 상당히 많이 준비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물류기업 DHL은 FTA 채용관 내 최고 인기 기업 부스였다. DHL이 찾는 배송직군 직원은 단순히 주소에 따라 물류를 실어나르는 일반 택배 기사들과는 달리 세계 각지에서 쏟아지는 물류를 구분한 뒤 포장부터 배달 적합 여부까지를 직접 판단한다. 전문성과 책임감이 요구된다는 것. DHL 인사담당자는 "건강함과 끈기를 갖춘 젊은 인력을 중시하는 회사라 고졸 취업자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100% 정규직 채용이 보장되는 곳인데 정보를 몰라 지원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고 느껴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DHL은 매년 특성화고 학생들을 3~5명씩 채용하고 있으며, 이날 박람회 현장에서는 총 10명의 학생을 1차 면접에서 통과시켰다.
중견 규모 관세법인 부스들 역시 1차 면접 및 상담 대기줄이 늘어설 정도로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성남성보경영고 3학년 이다빈 군은 "업무는 들어가서 배우면 된다고 하지만 무역영어나 국제무역사 자격증이 있으면 굉장히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들었다"며 "전문성과 직원 간 소통능력을 중요하게 본다는 회사 채용 방침을 듣고 전교부회장 경력을 강조했다"며 웃었다.
SM면세점 부스를 찾은 경민비즈니스고 3학년 송채영 양은 "외국인을 응대해야 하는 면세사업이다보니 아무래도 외국어 능력을 중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오고 있다는 점을 적극 어필했는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준비된 고졸 일꾼 `풍년`
소프트웨어 개발기업인 로브는 이날 오전에 기존에 계획했던 채용을 모두 마무리했다. 개발 분야와 웹디자인 분야에서 각 한 명씩 고졸 신입사원을 채용했다.
손원규 로브 대표는 "일찍 온 학생들만 봐도 준비해온 포트폴리오가 (기업에) 어필할 요소가 충분히 많았다"며 "학력을 제외하고라도 신입연차로서 할 수 있는 기본 역량을 갖췄다고 생각해 채용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박람회를 찾은 학생들의 역량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손 대표는 "보통 채용을 위해 준비해오는 지원자는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링크만 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노트북PC를 직접 가져와서 보여주는 등 열정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POS(판매시점관리)와 폐쇄회로(CC)TV 설치 전문업체인 동일IT 역시 채용(2명)을 일찌감치 마치고 부스를 떠났다. 회사 관계자는 "채용 공고 기준을 알아보고 부합하는 기준을 맞춰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며 "적극적으로 취업 의지를 갖고 관련 기술까지 배우고 온 학생을 뽑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 "라식 수술? 특전사 가려면 해야죠"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들의 어깨가 부딪치는 일이 잦았던 곳은 바로 `군취업관`이었다. 특히 행사 시간 내내 발 디딜 틈이 없었던 특전사 부스 앞은 "안경을 벗고 렌즈를 끼지 않은 상태에서 좌우 시력이 0.6 이상이어야 한다"는 상사의 말이 20분 간격으로 반복될 때마다 남학생들의 탄식이 쏟아져 나왔다.
[기획취재팀 = 김효혜(팀장) 기자 / 이용건 기자 / 조성호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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